성공회대학교 [vol.01] 마이너보이스 Ep.2: 바로 이곳에, 그녀가 있었다
작은 걸음으로 십 분, 큰 걸음으로는 오 분이면 한 바퀴 빙 둘러볼 수 있는 캠퍼스. 느티 그늘 아래 서면 학교 건물들 대부분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. 내 발 아래가 다 길인 사람들에게는 캠퍼스에 먼 곳도, 못 갈 곳도 없습니다. 하지만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에게는 캠퍼스에 혼자로는 닿을 수 없는 곳이 아직 많습니다. 길이라 해서 모두에게 다 같은 길은 아니니까요. 두 번째 마이너보이스에는 그녀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. 지하철도 **역과 지상을 잇는 엘리베이터 앞. 어느 아주머니가 말했다. “나도 좀 타자.” 대답은 없었다. 엘리베이터는 나와 은선씨 둘이 탄 것으로 이미 꽉 찼다. 엘리베이터의 젊은 두 여자가 당신 말을 못 들은 체 하자, 아주머니는 선심 쓰듯 “아니, 아니, 됐어. 가, 가”라며 어서 올라가라 손짓했다.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지상으로 오르는 동안, 은선씨와 함께 **역으로 오면서 본 장면들이 내 머릿속에 쭉 펼쳐졌다. 너나 할 것 없이 우리를 곁눈질하던 사람들, 아예 몇 걸음 뒤에서 빤히 쳐다보던 시선. 나는 그 무례에 기막혀했지만, 은선씨는 그저 담담했다. 처음 겪은 일이 아닌 까닭이다. 검은 전동휠체어